안녕하세요! 아크로한의원 박지선 원장입니다. 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많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최소가공식품이 다이어트에 유리하고, 초가공식품은 살을 찌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초가공식품을 먹으면 감량이 잘 안 될까요?
가공 정도 차이에 따라 실제 감량 속도가 달라질까요?

최근 가장 권위 있는 의학 저널 중 하나인 Nature Medicine 에 게재된 무작위 교차 실험(RCT, 2025)은 이 질문들에 대해 흥미로운 답을 제시했습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을 드리면,
초가공식품을 먹어도
칼로리를 조절하면 체중은 감소하지만, 최소가공식품을 먹을 때 감량 효과와 식욕 조절이 더 뛰어났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위 연구를 중심으로 초가공식품과 최소가공식품이 실제 감량 과정에서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초가공식품이란 정확히 어떤 음식을 말하는걸까요? 식품을 ‘얼마나 가공했는가’로 분류할 때 가장 널리 쓰이는 기준인 NOVA분류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집에서 삶은 계란이나 직접 착즙한 과일주스는 NOVA 1단계 식품입니다.
그런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단백이(계란 흰자)나 완제품 건강주스는 성분 분리·살균·첨가물 사용 등 가공 과정이 포함되어 대부분 NOVA 34단계 식품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비교해보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건강식’이라고 생각하는 음식들조차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NOVA 34단계 식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Nature Medicine 에 게재된 무작위 교차 실험(RCT, 2025)은 동일한 사람이 최소가공식품(MPF)과 초가공식품(UPF) 두 식단을 각각 8주씩 경험하는 무작위 교차설계(RCT)로 진행되었습니다.
두 식단 모두 영국의 건강식 지침(Eatwell Guide)을 충족하도록 구성해 칼로리∙영양 비율을 최대한 동일하게 맞춘 상태에서 가공 정도만 비교했습니다. (즉, 초가공식품이라도 설탕·지방·나트륨 기준에 맞춘 건강한 버전인겁니다.) 연구팀이 모든 음식을 직접 조리·포장해 제공했고, 참여자들은 각 식단 기간 동안 (칼로리 제한 없이) 배고픈 만큼 자유롭게 섭취했습니다.
기존 관찰연구와는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UPF) 식단에서도 체중이 감소했습니다. 다만, 감량 폭은 최소가공식품(MPF)이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체중 감량률(%)을 보면 최소가공식품(MPF)
-2.06% (95% CI, −2.99 to −1.13)
초가공식품(UPF)
-1.05% (95% CI, −1.98 to −0.13)
두 식단 간 차이: −1.01% (P = 0.024) 즉, 최소가공식품을 섭취했을 때의 체중 감소폭이 초가공식품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웠습니다. 그만큼 섭취량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는데요, 하루 필요 열량에 비해 최소가공식품(MPF) 하루 평균 503.7kcal 적게 섭취 초가공식품(UPF) 하루 평균 289.6kcal 적게 섭취 하였습니다.
즉, 두 식단의 영양 비율은 동일하게 맞춰져 있었지만, 참여자들은 최소가공식품을 먹을 때 자연스럽게 덜 먹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차이는 식욕이 어떻게 변했는가 였습니다. 두 식단의 칼로리와 영양 비율은 동일하게 맞추어졌지만, 식욕조절력은 최소가공식품(MPF)에서만 의미 있게 개선되었습니다.
우선 공복 및 식후 VAS 평가에서는 두 식단 모두 8주 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지만, 식후 허기감, 섭취 가능량, 식사 만족도, 포만감은 최소가공식품이 초가공식품보다 낮은 경향성을 보였습니다.

반면 식욕 관련 설문 평가를 살펴보면 PFS(음식 반응성) 음식이 눈앞에 있을 때, 맛을 보았을 때, 총점 모두 최소가공식품에서만 점수 하락하였고, CoEQ(식욕 조절력) 단맛과 짠맛에 대한 갈망, 갈망음식 저항의 어려움 모두 최소가공식품에서만 유의하게 개선되었습니다.
반면, 초가공식품은 두 지표 모두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탈락률의 차이입니다. 초가공식품은 한 명도 중도 탈락이 없었지만, 최소가공식품에서는 중도 탈락자가 나왔습니다.
실제 평가에서도 풍미와 맛(flavors and tastes) 점수가 최소가공식품에서 낮았던 점을 고려하면, (만족도, 식사와 간식의 질, 식감, 포만감, 지속가능성은 두 식단간 차이는 없었습니다.) 포만감은 비슷하지만 맛은 덜하고 조리도 번거로운 최소가공식품 식단이 참여자들에게는 더 어렵게 느껴졌던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연구는 영국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음식 맛에 영향을 줄 요소는… 충분히 짐작하실 겁니다 ^^) 이런 점을 고려하면 참여자들이 맛있고 간편한 초가공식품은 더 많이 먹고 맛과 풍미가 다소 떨어지는 최소가공식품을 덜 먹은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식욕조절력(CoEQ·PFS)은 초가공식품(UPF) 식단에서만 변화가 없었습니다. 반대로 최소가공식품(MPF)은 단맛·짠맛에 대한 갈망과 음식 반응성이 모두 낮아지는 방향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즉, 영양 구성은 같아도 초가공식품은 식욕이 잘 꺼지지 않는 구조를 보였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도 이 경향은 반복됩니다. 최근에는 초가공식품이 식욕을 자극하는 이유가 단순이 맛있어서가 아니라 식욕을 조절하는 뇌 회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2025년 Metabolic Health&Disease에 게제된 논문은 UK Biobank 약 3만명의 MRI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CRP∙TG∙HDL 같은 염증∙지질 지표가 먼저 변화하고, 이 지표들이 매개 역할을 하여 보상 기반 식욕을 담당하는 측좌핵(nucleus accumbens), 식욕∙포만감 조절을 담당하는 시상하부(hypothalamus)의 뇌 미세구조가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측좌핵(nucleus accumbens)은 보상회로의 핵심으로, 중독과도 연관성이 높습니다. 이 부위의 미세구조가 변화되면 음식 자극에 대한 보상 반응성이 증가하여, 쾌락적 식욕(hedonic hunger)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상하부(Hypothalamus)는 포만∙공복을 감지하는 섭식 조절 중추로,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면 포만 신호의 안정성이 떨어져 포만 유지 시간이 짧아지고, 금방 배고파지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이 식욕을 더 쉽게 자극한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초가공식품을 완전히 끊는 것이 항상 최선은 아닙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보면 초콜릿, 과자, 디저트처럼 보상 기반 식욕이 강한 분들은 이 식품들을 무조건 금지하려고 할수록 오히려 갈망이 더 높아지고, 참다가 한번에 폭식하는 패턴이 자주 나타납니다.
몇몇 연구에서도 과도한 식이 억제(restrained eating)는 음식 갈망을 증가시키고 보상기반 섭식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만 시작하면 괜히 더 먹고 싶어지는 순간, 익숙하실거에요) 식욕 조절력이 아직 충분히 안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초가공식품을 완전 금지하는 전략은 실제 생활에서는 지속하기 어렵고 폭식∙보상섭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칼로리가 낮은 대체식품 (제로 콜라, 제로 아이스크림, 무설탕 젤리 등), 단백질 간식을 적절히 활용해 식욕의 항진을 조절하고, 식단의 중심을 최소가공식품으로 천천히 옮겨가는 방식이 식욕 폭발을 막으면서 장기간 지속하기에도 더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초가공식품을 먹어도 칼로리가 줄어들면 체중은 충분히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실제 감량 속도와 식욕 조절력 측면에서는 최소가공식품을 중심으로 한 식단이 더 안정적인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초가공식품을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달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 간식에 대한 갈망이 강하거나 참았다가 폭식하는 패턴이 있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완전 배제가 갈망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단의 중심은 최소가공식품으로 두되, 필요한 경우에는 칼로리가 낮고 자극이 덜한 대체 음식을 활용해 과한 갈망이나 폭식을 부드럽게 조절하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한 접근입니다.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식욕을 다루고 자신에게 맞는 균형을 찾아가실 수 있도록 아크로한의원이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