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크로한의원 윤지해 원장입니다. 다이어트 할 때 한 번쯤 먹는 상상을 해본 적 있으시죠? 맛있는 음식을 떠올리면 더 먹고 싶어질까요, 덜 먹고 싶어질까요? 최근 심리학과 신경과학 연구들이 이 흥미로운 질문에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상상 먹기’는 말 그대로, 음식을 실제로 먹지 않고
머릿속으로 반복해서
먹는 상상을 하는 것입니다.
10여 년 전, 미국의 한 연구팀은 **“상상만으로도 포만감을 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M&M 초콜릿을 보여주고, 한 그룹은 3번, 다른 그룹은 30번 먹는 상상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이제 초콜릿을 얼마나 먹고 싶은가?”를 물었습니다. 30번 상상한 사람들이 3번 상상한 사람들보다 초콜릿을 덜 먹고 싶다 응답했습니다.
(8개vs12개) 연구자들은 이 현상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즉, 머릿속에서 충분히 먹은 것처럼 인지적 피로가 누적되어, 이미 먹은 것 같은 느낌이 생긴 것입니다.

이후 여러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재현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상상 횟수’가 결정적인 변수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5번 푸딩을 먹는 상상을 시켰더니 오히려 식욕이 자극되어 실제 섭취량이 늘어난 연구도 있었어요.
반복 횟수가 충분치 않아 ‘익숙해지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적은 횟수의 상상은 식욕을 오히려 자극할 수 있고, 보통 30회 이상 충분히 반복해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후속 연구들은 이 현상의 원리를 기억 기반 습관화로 설명합니다. 반복된 상상은 뇌의 기억 시스템에서 그 음식을 ‘익숙한 자극’으로 저장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해당 음식에 대한 반응성이 점차 둔화되죠.
쉽게 말해, “그 초콜릿은 이미 충분히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이건 실제로 위장이 차서 생기는 생리적 포만감이 아니라, 기억 기반의 인지적 포만입니다. 상상 먹기가 배고픔(hunger)이나 포만감(fullness) 자체를 바꾸지는 않으나 ‘상상한 그 음식’에 대한 섭취 욕구(wanting)를 낮추는 것이죠.

그렇다면 초콜릿을 상상하면, 다른 음식까지 덜 당길까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다”에 가깝습니다. 상상 섭취의 포만 효과는 대부분, 상상한 그 음식에만 국한되는 경향이 있었어요.
이를 감각 특이적 포만(sensory-specific satiety) 이라고 부르는데요. 뷔페에서 한 음식은 질리지만 다른 음식은 여전히 먹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결국, 상상 먹기는 실제 음식 섭취처럼 뇌의 기억 기반 습관화를 유도해, 상상한 그 음식에 대한 감각특이적 포만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즉, 전반적인 식욕을 억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특정 음식에 대한 반응을 둔화시키는 기술인 셈이죠. 그래서 이 방법을 활용할 때는 자신이 특히 끊기 어려운 ‘단골 유혹 음식’을 딱 하나 정해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식욕을 다스리는 기술에는 마음챙김 식사라는 접근법이 있습니다. 음식을 먹는 순간의 감각에 집중하며, 배고픔과 포만감 신호를 섬세하게 인식하는 습관이에요. 식사할 때 TV나 스마트폰을 치우고, **음식의 맛과 냄새, 식감 등 감각에 몰두하고, ** 내 몸이 배고픈지 배부른지 계속 느껴보는 것이죠.
마음챙김 식사는 폭식과 과식을 줄이고, 적은 양으로도 더 큰 만족을 느끼게 도와줍니다. 상상 먹기와 마음챙김 식사는 겉보기엔 정반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하나는 먹는 상상을 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먹는 현실에 집중하는 거니까요.) 사실은 둘 다 “충분히 먹었다”고 인식하게 만드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습니다.
따라서 필요에 따라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마음챙김 식습관으로 전체적인 식사량을 조절하면서 특정한 간식이나 군것질이 너무 당길 때 상상 섭취를 활용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병행하면 ‘즉각적인 충동 조절’과 ‘장기적인 식습관 개선’을 함께 잡을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상상 먹기는 일종의 뇌를 설득하는 기술입니다. 배는 여전히 고프지만, 기억 기반 습관화를 통해 상상한 그 음식에 대해 “이제 충분해”라는 인지적 포만감을 만들어냅니다. 이 효과는 상상한 음식에 한정되므로, 무엇을 상상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자주 생각나는 간식이나 단 음식을 대상으로 하면 가장 효율적입니다. 또한 충분히 반복하고(약 30회), 집중해야 합니다. 피곤하거나 산만한 상태에서는 습관화가 잘 일어나지 않거든요. 그리고 이 방법은 마음챙김 식사와 함께할 때 더욱 효과적입니다.
상상으로 즉각적인 욕구를 누그러뜨리고, 실제 식사에서 천천히 ‘배부름’을 인식하기 이 두 가지를 함께 실천한다면, 스스로 균형을 찾는 식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크로한의원이 건강한 식습관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