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가 끝나고 체중계에 올라서면 숫자가 1-2kg 올라 있는 일이 흔합니다. 사흘간 전과 떡, 갈비찜을 먹었으니 그만큼 살이 붙었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측 연구에서 명절 기간의 체중 증가는 평균 0.4-0.8kg에 머뭅니다. 연휴 직후 불어난 숫자의 대부분은 지방이 아니라 글리코겐과 그에 딸려 들어온 수분입니다.

이 글에서는 명절 체중 변화를 실측한 논문을 살펴보고, 체중계에 찍힌 2kg 중 지방의 몫을 계산으로 갈라본 뒤, 연휴 다음 이틀을 어떻게 보내는지 정리하겠습니다.
실측 연구가 말하는 추석 체중 증가폭
명절 체중 증가를 체계적으로 재본 대표 연구는 미국 NIH의 Yanovski 연구팀이 2000년 NEJM에 발표한 전향적 연구입니다. 성인 195명을 추수감사절 전부터 새해 이후까지 정밀 체중계로 반복 측정한 결과 평균 증가는 0.37kg이었습니다. 2.3kg 넘게 늘어난 사람은 10%에 미치지 못했고, 참가자들이 느낀 증가량은 실제의 약 4배였습니다.
Helander 연구팀이 2016년 NEJM에 실은 3개국 자료도 비슷합니다. 미국과 독일, 일본의 스마트 체중계 사용자 2,924명의 1년치 일별 체중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 구간에 미국 0.6kg, 독일 0.8kg이 올랐고 일본은 골든위크에 0.5kg이 올랐습니다. 나라와 명절이 달라도 실측 증가폭은 0.4-0.8kg에 모이며, 추석 다음 날 체중계에서 보는 1-2kg과는 분명한 간격이 있습니다.

체중계의 2kg 중 지방은 얼마나 될까
지방 1kg을 새로 만들려면 약 7,700kcal의 잉여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추석 사흘간 평소보다 하루 1,000-1,500kcal를 더 먹었다고 넉넉히 잡아도 총량은 3,000-4,500kcal이고, 지방으로 환산하면 0.4-0.6kg입니다. 그마저도 남은 열량이 하나도 새지 않고 전부 지방으로 저장된다는 가정에서 나온 상한선입니다.
나머지 무게는 글리코겐과 수분입니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으로 쌓이는데, 글리코겐은 1g당 약 3g의 물을 붙여두고 저장됩니다(Kreitzman et al., AJCN 1992). Acheson 연구팀의 과식 실험(AJCN 1988)에서는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넣어주자 글리코겐 저장량이 며칠 만에 500g 전후로 포화됐고, 그 지점까지의 체중 증가는 대부분 글리코겐과 수분으로 설명됐습니다. 글리코겐 500g에 물 1.5kg이 따라붙으면 그것만으로 체중계는 2kg을 표시합니다.
여기에 명절 음식의 나트륨이 한 겹 더 얹힙니다. 전과 국물, 절임처럼 간이 센 음식은 몸에 물을 붙잡아두게 만들고, 이 수분 저류도 체중계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정리하면 연휴 직후의 1-2kg은 지방 0.5kg 이하에 글리코겐과 수분 1kg 이상이 겹친 조합으로 읽는 편이 실측 데이터에 가깝습니다.

진짜 문제는 연휴가 끝난 다음 2주
부담이 되는 지점은 추석에 찐 양이 아니라 그 뒤에 이어지는 시간입니다. Yanovski 연구에서 늘어난 0.37kg은 이듬해 3월까지도 빠지지 않았고, 다음 해 가을까지 추적한 165명에서도 의미 있는 추가 감소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증가분이 봄과 여름에 저절로 상쇄되지 않아 성인기의 느린 체중 증가에 기여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Helander 연구에서도 절반은 연휴 직후 되돌아갔지만 남은 절반은 여름 이후까지 머물렀습니다.
경로는 대체로 이렇습니다. 연휴가 끝났는데도 명절이라는 이유로 늘려둔 식사량과 간식 습관이 1-2주 더 이어지고, 그 사이 부풀어 있던 글리코겐과 수분 위로 이번에는 실제 지방이 얹힙니다. 0.4kg이라도 매년 남으면 10년이면 4kg입니다.

연휴 다음 날부터 이틀, 3일째 원래 식단
첫째, 이틀간 700-800kcal로 줄입니다. 일반 성인 하루 식사량의 1/3-1/2 수준입니다. 달걀과 두부, 닭가슴살, 생선 같은 단백질과 채소를 두세 끼에 나눠 먹고, 밥과 떡, 빵, 과일 같은 탄수화물과 간이 센 음식은 이틀 동안 접시에서 뺍니다. 기간을 이틀로 못 박는 이유는 늘어난 것이 글리코겐과 수분이기 때문입니다. 탄수화물을 끊고 열량을 낮추면 글리코겐이 먼저 소모되면서 붙어 있던 물이 함께 빠집니다. 이 과정에는 이틀이면 충분하고, 더 길게 끌어도 그다음 줄어드는 것은 수분이 아니라 근육과 컨디션입니다.
둘째, 3일째부터 연휴 전 식단으로 복귀합니다. 식사량뿐 아니라 끼니 시간까지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이 이 방법의 나머지 절반입니다. 이틀 줄인 기세로 계속 적게 먹으려다 반동 폭식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더 자주 봅니다.
셋째, 남은 명절 음식은 이틀을 시작하기 전에 정리합니다. 3일째 원래 식단으로 돌아온 뒤에도 남아 있으면 끼니 밖 간식으로 흘러듭니다. 연휴 마지막 날 냉동하거나 나눠 비워두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임신이나 수유 중이거나 당뇨약, 혈압약을 복용 중이거나 섭식 문제를 겪은 적이 있다면, 이틀 초저열량식을 스스로 시작하지 말고 진료받는 의료기관과 먼저 상의하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추석 연휴에 2kg 늘었는데 전부 지방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사흘 과식으로 늘어날 수 있는 지방은 최대 0.4-0.6kg 수준이고 나머지는 글리코겐과 수분입니다.
Q. 명절 체중은 며칠이면 돌아오나요? A. 글리코겐과 수분으로 늘어난 몫은 연휴 다음 날부터 이틀간 700-800kcal를 지키면 대부분 정리됩니다. 절반이 여름까지 남았던 것은 연휴 이후 식습관이 돌아오지 않은 경우입니다.
Q. 명절 다음 날 굶어서 되돌려야 하나요? A. 기한 없는 굶기는 권하지 않습니다. 이틀이라는 기한을 정해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먹고 3일째부터 평소 식단으로 복귀하는 편이 낫습니다.
Q. 추석마다 조금씩 남은 체중은 저절로 빠지나요? A.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Yanovski 연구에서 0.37kg은 이듬해 가을까지도 줄지 않았고, 연구진은 이를 성인기 체중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봤습니다.
Q. 체중계 숫자를 특히 올리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A. 떡과 밥, 과일은 글리코겐과 수분으로, 전과 국물, 절임 같은 고염식은 수분 저류로 숫자를 올립니다. 둘 다 지방 증가와는 별개입니다.

정리
추석 직후 체중계 숫자의 대부분은 지방이 아니라 글리코겐과 수분이며, 실제 지방 증가는 0.5kg 이하로 보는 편이 실측 연구에 부합합니다. 연휴 다음 날 필요한 것은 불안이 아니라 이틀치 계획입니다. 이틀은 700-800kcal로 글리코겐과 수분을 먼저 덜어내고, 3일째에 연휴 전 식단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추석에 늘어난 2kg이 부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중 되돌리지 못한 0.4kg이 해마다 쌓이는 흐름이 부담을 만듭니다.
※ 근거 문헌: Yanovski, NEJM 2000;342:861 / Helander, NEJM 2016;375:1200 / Kreitzman, AJCN 1992;56:292S / Acheson, AJCN 1988;48: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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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박지선 원장 · 아크로한의원 원장 마지막 검토 2026-09-26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식습관과 체질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식단·체중 관리 방향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