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비만약, 중단하면 정말 요요가 올까요?
안녕하세요, 아크로한의원 임주혁 원장입니다. 지난 영상에서는 위고비, 마운자로 같은 GLP-1 비만 치료제가 왜 사람마다 효과가 다른지, 약만으로는 왜 부족한지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은 그 후속편으로, 약을 중단하면 우리 몸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약을 끊고도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달랐는지 최신 연구 데이터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024년 1월 BMJ에 발표된 대규모 메타 분석에 따르면,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GLP-1 약물 중단 후 체중은 월평균 0.8kg씩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에 약 10kg이 다시 찌는 속도로, 1년 반 정도면 원래 체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1년 넘게 노력해서 15kg을 뺐는데, 돌아오는 것은 순식간일 수 있다는 뜻이죠.
더 큰 문제는 체중만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란셋(Lancet) 산하 저널인 EClinicalMedicine 연구에서는 GLP-1 약물 중단 후 체중과 함께 당화혈색소, 공복혈당, 수축기 혈압, 허리둘레까지 모두 악화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살을 빼기 전보다 요요가 온 후의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경우도 확인되었습니다.
즉, 체중만 원래대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대사 건강 전반이 함께 무너질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강한 약일수록 요요 반동도 더 크다
요요 현상이 단순히 개인의 의지 문제일까요? 연구 결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같은 GLP-1 계열 약물이라도 종류에 따라 요요의 강도가 달랐습니다.
-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중단 후: 평균 4.2kg 재증가
-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중단 후: 평균 8.21kg 재증가
위고비의 체중 재증가 폭이 거의 두 배에 달했는데,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차이였습니다. 강력한 약물이 뇌의 식욕 조절 시스템을 더 깊이 억제하는 만큼, 약효가 사라졌을 때 그 반동, 즉 '약리학적 되돌림' 현상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약으로 뺀 살, 왜 더 빨리 돌아올까?
BMJ 연구의 또 다른 핵심적인 발견은, 같은 양의 체중을 빼더라도 약물로 뺀 체중이 행동 관리(식이, 운동 등)로 뺀 체중보다 약 4배나 빠르게 돌아온다는 사실입니다. 5kg, 10kg, 15kg 등 감량 폭을 동일하게 맞춰 비교해도 결과는 일관적이었습니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의식적인 연습의 부재’에서 찾습니다. 약이 식욕을 알아서 조절해주니, 스스로 음식을 선택하고 조절하는 훈련을 할 기회가 없었던 것입니다. 약의 보호막이 사라졌을 때 식습관을 유지할 전략 없이 전장으로 나가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약을 복용하면서 생활 습관 상담을 병행하면 되지 않을까요? 안타깝게도 여러 대규모 연구(BMJ 메타분석, STEP 4, SURMOUNT-4 등)에서 약물치료 중 일반적인 수준의 생활 습관 상담을 추가해도, 약 중단 후 요요가 오는 속도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7,938명 연구가 밝힌 요요 방지 성공의 열쇠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약을 끊고도 체중 유지를 성공시킨 사례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핵심은 '어떤 개입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했는가'에 있었습니다.
실패한 연구들은 주기적인 상담 수준에 그친 반면, 성공한 연구들은 훨씬 집중적이고 구조적인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 구조화된 운동 프로그램: 란셋에 발표된 S-LITE 연구에서는 약물 중단 후에도 주 2회 전문가와 함께 고강도 운동을 지속한 그룹이 약물만 사용한 그룹보다 1년 후 체중 재증가량이 5.1kg이나 적었습니다.
- 점진적 약물 감량(테이퍼링): 2024년 유럽 비만학회에서 발표된 덴마크 연구에서는 목표 체중에 도달한 뒤, 9주에 걸쳐 서서히 약을 줄여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중적인 운동 및 식이 코칭을 병행하자, 약을 완전히 끊고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체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오히려 1.5% 추가 감량 효과까지 나타났습니다.
- 다른 치료로의 전환(브릿지 테라피): 올해 3월,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7,938명의 실제 임상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GLP-1 약물 중단 1년 후, 체중 재증가율은 평균 0.5%에 불과했습니다. 임상 시험에서 감량분의 2/3가 돌아온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결과입니다. 비결은 약을 끊고 ‘아무것도 안 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었습니다. 절반 이상이 다른 형태의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27%는 다른 기전의 비만 치료제로 전환했고, 14%는 영양사나 운동 전문가의 전문적인 개입을 받았습니다.
요요 방지, 한약이 '브릿지 테라피'가 될 수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에서 27%의 환자들이 다른 약물로 전환하며 체중을 유지한 것처럼, 하나의 치료를 끝내고 다른 치료로 공백 없이 이어주는 브릿지 테라피 개념이 중요합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다이어트 한약이 이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GLP-1 약물은 ‘포만감 신호’라는 단일 경로에 집중하지만, 한약은 여러 약재의 복합적인 작용을 통해 스트레스, 대사 활성화, 식욕 조절 등 다양한 경로에 동시에 작용할 수 있습니다. GLP-1 중단 후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억제된 식욕을 한약이 다른 경로를 통해 제어해주면서, 건강한 생활 습관이 몸에 정착될 시간을 벌어주는 것입니다.
물론 GLP-1에서 한약으로의 전환 효과를 직접 비교한 대규모 연구는 아직 없지만, ‘치료적 개입을 중단하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유지에 중요하다’는 대원칙에는 분명히 부합합니다.
어떤 약을 쓰든, 결국에는 스스로 식단을 기록하고 조절하는 셀프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한 습관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약물 중단은 다이어트의 끝이 아니라, ‘유지’라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점입니다. 감량과 유지는 별개의 과목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위 유튜브 영상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임주혁 원장 · 아크로한의원 · 마지막 검토 2024-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