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한의원에서 다이어트 진료를 받으시면 초진 단계에서 꼭 작성하시게 되는 설문지가 있습니다. 음식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갖는지 측정하는 PFS-K, 즉 한국어판 음식파워척도(the Power of Food Scale-Korean version)입니다. 본원이 이 설문지를 진료 과정에 도입한 지도 2년이 되어, 그동안 관찰하며 확인한 결과의 의미를 오늘 정리해드리려 합니다.
PFS-K, 무엇을 측정하는 설문지일까

이 설문지는 쉽게 말해 맛있는 음식 앞에서 느끼는 욕구, 즉 쾌락적 식욕의 크기를 가늠하는 도구입니다. 단순히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보거나 떠올렸을 때 얼마나 강하게 먹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를 점수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여기까지만 보시면 "PFS 점수가 높아서 디저트를 자주 먹었구나, 점수를 낮추면 먹는 양도 자연스럽게 줄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시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높은 PFS 점수가 곧 많은 섭취량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듯, 식욕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쾌락적 식욕은 맛있는 음식을 찾게 만드는 강한 동기는 맞지만, 실제 섭취량이나 체중과 언제나 나란히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높은 점수가 원인일까, 결과일까

그래서 이 관계는 한 방향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이해하시는 편이 맞습니다. 음식 섭취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게 되는 상황은 쾌락적 식욕이 높아진 결과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 자체가 식욕을 더 키우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오히려 식욕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는 설명은 다소 낯설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폭식 빈도가 잦아질수록 PFS 점수도 함께 올라갔다는 관찰 결과가 실제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입이 걷잡을 수 없이 터졌던 경험이나, 명절 연휴 내내 식욕이 계속 당겼던 경험이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맛있는 음식을 반복해서 드실수록 쾌락적 식욕은 그만큼 더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이어트 한약은 물론 식욕억제제 같은 다이어트 양약을 함께 쓰더라도 이렇게 높아진 식욕을 완전히 억누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식사량을 줄이면 오히려 식욕이 가라앉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높아진 식욕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흥미롭게도 반대 방향, 즉 식사량 자체를 줄이는 방법으로 식욕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하루 500에서 550킬로칼로리 정도만 섭취하는 초저열량식을 진행한 사람들을 관찰한 연구에서는, 이 기간 동안 주관적으로 느끼는 식욕뿐 아니라 식욕을 높이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상승까지 함께 억제되는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본원 진료 현장에서도 실제로 확인되는 부분입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실 때 처음 이틀간 디톡스기로 하루 600킬로칼로리 정도를 섭취하시게 하는데, 이 시기를 지나고 나면 오히려 식욕이 가라앉아 이어지는 저열량식, 즉 하루 1200킬로칼로리 섭취 단계를 훨씬 수월하게 진행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톡스기에 처방해드리는 약인 D캡슐은 이후 단계에서 쓰는 S캡슐보다 식욕억제 효과 자체는 약한 편에 속합니다. 그럼에도 디톡스기 동안 오히려 식욕 조절이 잘 되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비슷한 원리로, 저열량식을 진행하시는 중간에 식욕이 갑자기 튀어 오르는 순간에는 며칠간 초저열량식인 하루 800킬로칼로리 섭취로 잠시 되돌려드리는 방법도 식욕을 다시 붙잡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본원 진료에서 확인한 변화

식욕의 변화는 PFS 점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본원 다이어트 진료의 기본 방식인 저열량식에 약물 복용을 함께 진행하신 분들은, 진료를 시작한 지 한 달과 두 달이 지난 시점에 PFS 점수가 낮아지는 경향을 꾸준히 보여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강한 식욕이 잡히지 않을 것 같고, 오히려 음식을 줄이면 식욕이 더 오를 것 같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식이 조절을 진행해보시면, 통제 불가능하다고 느끼셨던 식욕이 신기하게도 점차 가라앉는 과정을 경험하시게 됩니다. 결국 다이어트의 핵심은 성공적인 식이 조절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과정을 꾸준히 연습하시다 보면, 나중에는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 자신의 식욕을 관찰하고 조절하실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정리

PFS 점수가 높다고 해서 체중 감량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식욕이 높으신 분들도 식이 조절을 통해 충분히 의미 있는 체중 감량을 이루어가실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실 수 있도록 아크로한의원이 함께 돕겠습니다. 식욕 관리나 다이어트 진행 방향이 궁금하시다면, 상담 문의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참고문헌
Lowe, Michael R., et al. "The Power of Food Scale. A new measure of the psychological influence of the food environment." Appetite 53.1 (2009): 114-118.
Cappelleri, Joseph C., et al. "Evaluating the Power of Food Scale in obese subjects and a general sample of individuals: development and measurement properties."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33.8 (2009): 913-922.
Espel‐Huynh, Hallie M., Alexandra F. Muratore, and M. R. Lowe. "A narrative review of the construct of hedonic hunger and its measurement by the Power of Food Scale." Obesity science & practice 4.3 (2018): 238-249.
Erlanson‐Albertsson, Charlotte. "How palatable food disrupts appetite regulation." Basic & clinical pharmacology & toxicology 97.2 (2005): 61-73.
Sumithran, P., et al. "Ketosis and appetite-mediating nutrients and hormones after weight loss."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67.7 (2013): 759-764.
검토: 한지영 원장 · 아크로한의원 진료원장 마지막 검토 2026년 9월 16일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식욕과 체질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다이어트 진행 방향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