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한의원 박지선 원장이 인사드립니다. 거울에 비친 얼굴이 평소보다 누렇게 뜬 것 같으면 "간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혹시 황달인가" 하고 덜컥 걱정부터 앞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피부가 누렇게 비치는 배경에는 빈혈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맨 먼저 의심하게 되는 두 상태가 바로 황달과 카로틴혈증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상태를 구별하는 기준과 각각 어떤 특징이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황달이란 무엇인가요
황달은 혈액 속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의 농도가 올라가면서 피부와 점막, 눈의 흰자위(공막)까지 노랗게 물드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빌리루빈은 수명이 다한 적혈구가 부서질 때 만들어지는 노란 색소인데, 혈류를 타고 간으로 옮겨진 뒤 간세포 안에서 물에 녹는 형태로 바뀌어 담즙의 한 성분이 되고, 이후 소화기관을 지나 대변으로 몸 밖으로 나갑니다.
건강한 상태라면 혈중 총 빌리루빈 농도는 0.3-1.2mg/dL 정도인데, 이 수치가 3mg/dL을 넘어가면 조직 곳곳에 빌리루빈이 자리 잡으면서 눈으로 확인되는 황달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황달이 생기는 원인
빌리루빈이 몸 밖으로 잘 나가지 못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만들어지면 황달로 이어집니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간종양이나 간경변, 알코올성 간질환, 급성·만성 간염처럼 간세포 자체가 망가지는 간세포성 황달이 첫 번째입니다. 담관협착이나 담관암, 담석으로 빌리루빈이 담즙 경로를 따라 빠져나가지 못하는 담관 폐쇄성 황달이 두 번째이고, 적혈구가 지나치게 많이 부서지면서 빌리루빈 생성량 자체가 늘어나는 용혈성 빈혈이 세 번째입니다. 용혈성 빈혈의 경우 다른 간 수치는 대부분 정상인데 빌리루빈만 유독 높게 측정되는 점이 특징입니다.

황달의 증상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것, 온몸 피부가 누렇게 뜨는 것, 피부 가려움, 피로감, 오른쪽 윗배 통증, 콜라처럼 짙어진 소변, 반대로 밝거나 회색빛으로 옅어진 대변까지, 이런 변화가 겹쳐서 나타난다면 황달을 의심해보셔야 합니다.
이 가운데 맨 먼저 살펴보셔야 할 곳은 눈 흰자위, 즉 공막입니다. 공막은 혈액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콜라겐도 많아 빌리루빈이 쉽게 자리 잡는 부위라서, 피부보다 앞서 황달 징후가 드러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카로틴혈증이란 무엇인가요
혈중 베타카로틴 수치가 높아지면서 피부에 노란빛 색소가 쌓이는 상태를 카로틴혈증(Carotenemia)이라고 부릅니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음식을 하루 30mg을 넘겨 꾸준히 드실 때 주로 나타나며, 드물게는 신장질환이나 당뇨, 갑상선 기능 저하증, 췌장·담도·간 관련 질환이 배경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식단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베타카로틴 자체는 몸속에서 비타민 A로 바뀌는 유익한 영양소로, 심혈관과 눈 건강을 지키고 면역과 피부에도 좋은 항산화 성분입니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쌓이면 피부에 색소처럼 침착되어 황색빛을 띠게 만들 수 있는데, 다이어트를 위해 과일·채소 위주로 식단을 짤 때 이런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망고, 파파야, 복숭아, 귤, 오렌지, 파프리카, 호박, 단호박, 당근, 고구마처럼 주황빛이나 노란빛을 띠는 식품에 베타카로틴이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색이 다르다고 안심할 일은 아닌데, 파슬리나 상추, 오이,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시금치, 케일 같은 초록 채소, 그리고 자두, 살구, 수박, 토마토 같은 붉은 식품에도 카로틴이 들어있습니다. 고구마와 오렌지를 함께 다량 섭취해 카로틴혈증으로 이어진 사례가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었습니다.

카로틴혈증의 증상과 황달과의 차이
황달과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은, 카로틴혈증에서는 눈 흰자위 색은 그대로인 채 피부만 노랗게 변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손바닥과 발바닥, 콧등에서 색 변화가 두드러지고, 소변이나 대변 색이 달라지거나 가려움이 동반되는 일은 없습니다.
피부색이 달라질 뿐 몸에 실제로 탈이 나는 상태는 아니라는 점이 카로틴혈증의 특징입니다. 원인이 된 음식 섭취를 줄이면 대소변과 땀을 통해 서서히 빠져나가며, 완전히 없어지기까지 못해도 한 달 이상은 걸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오니 지나치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리해보면, 눈 흰자위가 노래지면서 피로감이나 피부 가려움, 짙은 콜라색 소변까지 함께 나타난다면 황달이나 간질환을 의심하고 바로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면 눈 흰자위는 그대로인데 손바닥·발바닥만 유독 노랗다면 카로틴혈증 쪽에 가까우며, 이때는 다이어트 식단에서 베타카로틴이 많은 음식을 줄이시면 금세 나아집니다. 고구마와 단호박, 당근은 물론 초록 채소도 함께 살펴봐 주세요.
베개나 옷깃에 노란 얼룩이 묻어난다며 문의를 주시는 분들도 계신데, 황달과 카로틴혈증은 색소가 피부 조직 속에 쌓이는 현상이라 닦아낸다고 묻어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체로 비타민 보충제나 비타민 음료에 든 비타민 B2(리보플라빈)나 첨가 색소가 피지를 타고 나오는 것이므로, 드시던 보충제를 잠시 끊으시면 자연히 사라집니다.
피부색이 노랗다고 해서 곧바로 간 질환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증상이 함께 있다면 병원 진료가 꼭 필요하지만, 상당수는 다이어트 중 특정 채소나 과일 섭취가 늘면서 생긴 카로틴혈증인 경우가 많으니 먼저 식단부터 점검하고 영양 균형을 맞춰보시길 권합니다. 체중 감량 과정에서 피부색 변화로 신경 쓰이시는 점이 있다면 상담 문의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검토: 박지선 원장 · 아크로한의원 진료원장 마지막 검토 2026년 9월 16일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건강 상태와 식습관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관리 방향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