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폭식을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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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찌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폭식을 만드는 이유

리즈대 2025년 연구를 근거로 음식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 실제 영양 성분만큼 폭식을 좌우한다는 점과, 인식을 바꾸는 세 가지 식욕 관리 전략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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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중에 초콜릿 한 조각을 먹은 뒤 이미 망쳤다는 생각에 그대로 더 먹어버린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살찌는 음식을 먹은 날 유독 폭식으로 이어진 적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현상은 의지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2025년 영국 리즈대학교가 3,364명의 식품 인식 데이터를 분석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음식의 실제 영양 성분만큼이나 음식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 폭식을 강하게 유발하며 두 요인을 합치면 과식 행동의 최대 78퍼센트까지 설명됩니다. 오늘은 이 연구를 중심으로 다이어트 심리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폭식의 원인은 음식이 아니라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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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리즈대학교 Finlayson 교수 연구팀은 Appetite 저널에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된 세 건의 연속 서베이, FPP와 SatMap-24, SatMap-300을 종합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영국 성인 3,364명이 436개 식품 이미지를 평가한 대규모 데이터였습니다. 결과는 숫자로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음식의 실제 영양 성분, 즉 에너지 밀도와 지방·단백질·섬유 함량 등은 쾌락적 과식으로 불리는 헤도닉 과식의 40퍼센트에서 60퍼센트를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참가자가 그 음식을 달다거나 기름지다거나 쓰다거나 섬유질이 많다고 느끼는 주관적 인식을 변수로 더하자 설명력이 17에서 38퍼센트포인트 추가로 올라가면서, 두 요인을 합친 최종 모델은 과식 행동의 최대 78퍼센트를 설명하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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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어떤 음식을 달콤하다(베타값 플러스 0.51)거나 짭짤하다(플러스 0.33), 기름지다(플러스 0.42)고 인식하면 실제 성분과 무관하게 과식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반대로 쓰다(마이너스 0.12)거나 섬유질이 많다(마이너스 0.18), 단백질이 많다(마이너스 0.12)고 인식한 음식은 과식 가능성이 낮아졌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초가공식품이라는 분류 자체가 추가로 설명하는 비중은 0에서 7퍼센트에 그쳤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가공됐는지 아닌지를 나누는 꼬리표보다, 그 음식을 먹는 사람이 머릿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과식 여부를 훨씬 잘 짚어낸다는 의미입니다.

왜 뇌는 살찌는 음식을 더 먹게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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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우리 뇌가 가진 두 가지 식욕 조절 시스템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는 실제 에너지가 부족할 때 시상하부가 활성화되어 음식을 먹게 만드는 정상적인 항상성 식욕으로, 렙틴과 그렐린 같은 호르몬이 이를 조절합니다. 다른 하나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고 싶다는 욕구가 드는 헤도닉 식욕, 즉 쾌락적 식욕입니다. 2009년 Physiology and Behavior에 실린 Berridge의 고전적 연구에 따르면 뇌의 보상 시스템은 좋아함과 원함이라는 별개의 하위 구성요소로 작동하며 이 두 요소가 상호작용해 섭식 장애 행동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Finlayson은 2017년 Nature Reviews Endocrinology에서 이 헤도닉 과식을 특정 음식을 소비할 때 기대되거나 경험되는 쾌락으로 인해 에너지 요구량을 초과해서 먹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문제는 살찌는 음식이라는 인식 자체가 이 헤도닉 시스템을 자극한다는 점입니다. 금지된 것을 향한 보상 회로가 켜지면, 그 음식이 실제로 담고 있는 영양가와 무관하게 식욕 신호의 세기가 확 커져버립니다.

참아야 한다는 믿음이 폭식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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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Journal of Eating Disorders에 발표된 Jenkins 등의 연구는 폭식을 유지시키는 핵심 심리 변수들을 규명한 통합 인지행동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이 모델에서 음식에 대한 믿음과 제한적 식이는 폭식 사이클을 유지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패턴은 대체로 이렇게 이어집니다. 이건 살찌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과도한 억제를 부르며 더 강한 욕구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다 한 번 먹으면 어차피 망쳤다는 심리가 통제력 상실로 이어지고, 폭식 뒤에 찾아오는 죄책감이 다시 극단적인 제한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런 사고 패턴을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뜻에서 all-or-nothing 사고라고 부르는데, 다이어트를 오래 해온 분일수록 이 패턴이 더 단단하게 굳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지할수록 더 먹고 싶어지는 흰 곰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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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린 심리학자 Wegner의 고전적 실험에서는 참가자에게 흰 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지시하자 오히려 흰 곰을 더 자주 떠올리는 현상이 관찰됐습니다. 이를 사고 억제의 역설적 효과, 흔히 흰 곰 현상이라 부릅니다. 이 원리를 음식에 적용하면 특정 음식을 완전히 금지할수록 그 음식에 대한 집착과 갈망이 오히려 강해집니다. 그래서 임상 현장에서는 절대 먹지 말라고 못 박기보다, 식사 자리 안에서 조금씩 맛보게 하는 쪽이 시간이 지나면서 갈망 자체를 가라앉히는 데 더 낫다고 봅니다.

인식을 바꾸는 식욕 관리 전략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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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음식에 좋다거나 나쁘다는 딱지를 붙이지 않는 것입니다. 살찌는 음식이 아니라 오늘 먹는 양에 집중하시길 권합니다. 리즈대 2025년 연구에서 확인됐듯 음식 자체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는 순간 뇌의 과식 회로가 활성화됩니다. 둘째, 극단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원하는 음식을 소량, 식사 중에 허용하는 것입니다. 완전히 차단하기보다 식사 맥락 안에서 소량 허용하는 전략이 흰 곰 현상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절대 안 된다는 태도보다 한 입만 식사와 함께라는 접근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입니다. 셋째, 어차피 망쳤다는 생각이 들 때 이를 알아채는 것입니다. 하나를 먹었다고 하루가 망하지는 않습니다. 폭식으로 이어지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 바로 이 어차피라는 생각이므로, 먹은 것은 먹은 것으로 두고 다음 식사를 평소대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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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폭식을 가르는 건 의지력이 아니라 인식입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가 실제 성분표만큼이나 크게 식욕과 섭취량을 좌우합니다. 다이어트 중 폭식이 반복되신다면 식단을 다시 짜기 전에 음식을 대하는 자신의 시각부터 되짚어보시길 권합니다. 아크로한의원에서는 식욕 조절을 돕는 한약 처방과 함께 이런 행동 패턴을 살피는 상담도 병행하며, 배고픔과 무관하게 자꾸 먹게 되는 헤도닉 식욕 패턴이 반복되는 분들께는 처방과 인지 전략을 나란히 설계해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이어트 도중 한 번 폭식으로 무너졌습니다. 이제 끝인가요. A. 아닙니다. 어차피 망쳤다는 생각 자체가 다음 폭식의 방아쇠가 됩니다. 먹은 것은 먹은 것으로 두고 다음 식사를 평소대로 유지하는 것이 회복의 핵심입니다.

Q. 초가공식품을 무조건 끊어야 하나요. A. 리즈대 2025년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분류 자체가 과식에 추가로 기여하는 비중은 0에서 7퍼센트에 그쳤습니다. 가공됐는지 아닌지보다, 이 음식을 내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가 더 결정적입니다. 다만 에너지 밀도가 높은 식품은 분명히 과식 위험을 높이므로 양 조절은 필요합니다.

Q. 한약으로 이런 인지 패턴도 조절되나요. A. 한약 처방은 주로 항상성 식욕, 즉 생리적 배고픔을 조절합니다. 보상회로 기반의 헤도닉 식욕은 처방만으로 완전히 해결되지 않으며 인지와 행동 패턴 점검을 병행해야 효과적입니다. 저희는 이 두 갈래를 한 상담 안에서 같이 짚어드리는 방식으로 진료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점은 상담 문의로 남겨주시면 안내해 드립니다.

참고문헌

Finlayson G, Allen R, Baaij A, et al. Food-level predictors of self-reported liking and hedonic overeating: Putting ultra-processed foods in context. Appetite. 2025;213:108029.

Berridge KC. Liking and wanting food rewards: Brain substrates and roles in eating disorders. Physiology & Behavior. 2009;97(5):537-550.

Finlayson G. Food addiction and obesity: unnecessary medicalization of hedonic overeating. Nature Reviews Endocrinology. 2017;13(8):493-498.

Jenkins PE, Luck A, Cardy J, Staniford J. How useful is the DSM-5 severity indicator in bulimia nervosa? A clinical study including a measure of impairment. Journal of Eating Disorders. 2019.

Wegner DM, Schneider DJ, Carter SR, White TL. Paradoxical effects of thought suppress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987;53(1):5-13.


검토: 한지영 원장 · 아크로한의원 원장 마지막 검토 2026-09-16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식습관과 심리적 패턴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식욕 관리 방향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