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다리가 자주 붓는다거나 정맥이 도드라져 보여 걱정된다는 말씀을 의외로 많이 듣게 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혈관 모양 때문에 불편해하시는 분도 있고, 통증이나 무거운 느낌 때문에 병원을 찾으시는 분도 있는데요. 오늘은 하지정맥류가 왜 생기는지,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는지, 그리고 일상에서 어떻게 관리하면 좋은지 정리해보겠습니다.

하지정맥류는 만성정맥질환의 한 종류로, 정맥 안에 있는 판막 기능이 떨어지면서 다리에서 심장 쪽으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거꾸로 흘러 다리에 고이고, 그 결과 피부 아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구불구불하게 변형되는 질환입니다. 좀 더 세밀하게 나누면 혈관이 3밀리미터 이상 확장된 경우를 하지정맥류로, 1에서 3밀리미터 사이로 확장된 경우는 모세혈관확장증 혹은 거미정맥으로 구분합니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특정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혈관 모양이 겉으로 두드러지는 변화 외에도 다리에 막연히 불편한 느낌이 들거나, 오후나 저녁 시간대에 다리가 붓고 무겁거나 당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종아리가 저릿한 느낌이 심해지고, 아침에는 괜찮다가 오후로 갈수록 악화되는 패턴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종아리 근육에 쥐가 나거나 저림, 피부 가려움과 감각 이상, 열감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정맥류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요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정맥벽의 탄력이 떨어지고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리는 기능도 약해져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2에서 3배가량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호르몬이 정맥을 확장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임신, 피임약 복용, 폐경 시기에 발생 위험이 커지는데, 임신을 경험한 여성의 상당수가 하지정맥류를 겪었다는 조사 결과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가족력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부모 양쪽 모두 하지정맥류가 있는 경우 자녀에게서도 발생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유전적 소인이 크게 작용하는 질환으로 봅니다.

비만과 과체중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체중이 늘면 전체 혈액량이 증가하고 지방 조직이 다리를 압박하는 힘도 커져 정맥이 확장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염증성 물질이 정맥 판막에 염증을 일으켜 판막 기능을 떨어뜨리고 정맥류 발생을 촉진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 환경, 흡연도 혈관 건강을 해쳐 발생과 악화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 의료기관인 메이요 클리닉에서는 여러 위험요인 가운데서도 가족력과 비만을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로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지정맥류 환자 3,072명을 6.6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비만이 하지정맥류의 진행을 가장 빠르게 앞당기는 주된 요인이었다는 결과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한번 발생하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미 많이 진행된 정맥류를 없애려면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할 수 있지만, 아직 수술까지 필요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면 꾸준한 관리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고 부종·통증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나이, 성별, 가족력처럼 스스로 바꾸기 어려운 요인을 가지고 계시다면, 체중이나 생활습관처럼 조절 가능한 부분을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2023년 미국 혈관외과학회, 미국 정맥포럼, 미국 정맥 및 림프학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하지정맥류 관리 임상 지침에서도 적절한 체중 조절, 압박스타킹 착용, 오래 서 있는 생활 습관을 피하는 것을 핵심 관리 요소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체중이나 비만 상태라면 체중 감량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여기에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병행하면서 아래와 같은 생활습관을 실천하시면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흡연과 과음을 피하고 맵고 짠 음식을 줄여 다리 부종을 예방하시고, 같은 자세로 오래 머물지 않도록 30분마다 가볍게 움직이거나 스트레칭을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리를 꼬는 습관은 피하시고 편안한 신발을 신으시며, 샤워를 마칠 때는 따뜻한 물 뒤에 찬물로 마무리해 혈관 수축을 돕고 사우나는 피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휴식할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시고,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종아리 근육을 움직여 혈액순환을 돕되, 줄넘기나 달리기, 등산처럼 다리에 부담이 큰 운동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하지정맥류는 조기에 발견하고 체중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질환입니다. 체중 조절이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한의원 진료를 통해 체중 관리와 정맥 건강을 함께 챙기는 방향을 상담받아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상담 문의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참고문헌
Mayo Clinic. Varicose veins - Symptoms and causes. Mayo Foundation for Medical Education and Research.
Society for Vascular Surgery, American Venous Forum, American Vein and Lymphatic Society.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Varicose Veins, 2023.
검토: 한지영 원장 · 아크로한의원 진료원장 마지막 검토 2026년 9월 16일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건강 상태와 체질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관리 방향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